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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6. 03. 21.

상속세 최고세율 50%, 낮춰야 하는가?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 50%를 낮추면 기업 승계와 투자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부의 대물림과 세수 감소를 키울까?

배경

한국의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사망 시점에 남은 재산 전체를 합산하는 유산세 방식이 기본이며, 과세표준에 따라 10%, 20%, 30%, 40%, 50%의 다섯 구간을 적용한다. 현행 최고세율은 과세표준 30억원 초과분에 50%이고, 배우자공제·일괄공제·가업상속공제 등으로 실제 세 부담은 재산 구성과 가족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이 체계는 2000년 전후 10~50% 누진 구조가 자리 잡은 뒤 큰 틀에서 유지됐지만, 주택과 주식 가격 상승으로 과세 대상이 넓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세청 국세통계에서 상속세 결정세액은 최근 연간 8조원 안팎으로, 전체 국세수입에서는 큰 비중은 아니어도 복지와 재정에 의미 있는 재원이다. 반면 기업 지분을 물려받는 경우 세금을 현금으로 납부하기 어려워 지분 매각이나 경영권 약화가 생길 수 있고, 일부 최대주주 주식에는 할증평가 규칙도 적용된다. OECD는 한국의 법정 최고세율이 일본 55%보다는 낮고 미국 40%보다는 높다고 비교하면서도, 공제·평가·탈루 방지까지 함께 봐야 세제의 분배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2024년 세법개정안에서 최고세율을 40%로 낮추고 자녀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동시에 유산취득세 전환도 검토했다. 이 제안 이후 2026년 3월에도 쟁점은 세율 숫자뿐 아니라 부의 집중 완화, 기업의 지속 가능성, 세수와 조세 회피를 어떤 조합으로 다룰지에 있다.

찬성 vs 반대

👍 찬성: 최고세율을 낮춰 기업 승계를 돕는 이유

  1. 1. 지분 중심 기업의 유동성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상속세는 사망 시점의 주식·부동산 평가액에 부과되지만, 비상장주식이나 지배주식은 즉시 현금화하기 어렵다. 세금을 마련하려고 주식을 팔면 의결권과 경영권이 약해지고, 배당 확대나 차입은 장기 투자 여력을 줄일 수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 유산의 상속세가 약 12조원으로 알려지고 유족이 여러 해에 걸쳐 납부한 사례는 극단적이지만 이 문제를 잘 보여준다. 세율을 50%에서 40%로 조정하면 최고세율 적용분 100억원마다 세액이 10억원 줄어, 매각 대신 투자와 고용 또는 안정적 납부에 쓸 유동성이 생긴다. 연구진은 일률적 감면보다 기업 지분의 유동성 제약과 가업승계의 연속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다만 공제 확대와 탈루 허용은 별개다.

    출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24·연합뉴스 2021
  2. 2. 국제 경쟁력과 승계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국제 비교에서 한국의 법정 최고세율 50%는 일본 55%보다 낮지만 미국과 영국의 40%보다 높다. 명목세율만으로 경쟁력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기업주는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와 높은 부동산 가격을 함께 마주해 실제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2023년 승계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60%대가 조세 부담을 주요 애로로 지목한 것으로 집계됐다. OECD는 상속세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세수가 많은 나라가 드물고, 세율보다 과세 기반과 회피 차단이 수입을 좌우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므로 최고세율을 40% 안팎으로 낮추되 특수관계인 거래, 증여 합산, 해외 이전을 촘촘히 관리하면 신고 순응도를 높이고 투자·승계의 예측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찬성 측의 주장이다.

    출처: OECD 2021·중소기업중앙회 2023
  3. 3. 유산취득세와 결합하면 실제 상속분에 맞게 과세할 수 있다

    현재 유산세는 상속인이 실제로 받은 금액보다 피상속인 전체 재산을 먼저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예컨대 100억원을 세 자녀가 똑같이 받는 경우와 한 자녀가 받는 경우는 공제 전 과세 단위가 다르게 설계될 수 있는데, 현행 유산세는 전체 규모를 중심으로 계산한다. 자녀별 취득액에 따라 과세하는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면서 최고세율을 낮추면, 실제 수령액이 작은 상속인에게는 부담을 덜고 큰 몫을 받은 사람에게는 더 정교하게 과세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2024년 제시한 최고세율 40%와 자녀공제 5억원 방안은 이 방향의 구체적 사례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OECD는 세율·공제·과세 단위를 함께 설계해야 형평성과 행정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단순 부자 감세가 아니라 세원 확대를 전제로 한 구조 개편이라는 논리다.

    출처: 기획재정부 2024·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24·OECD 2021

👎 반대: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이유

  1. 1. 자산 격차와 세대 간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

    상속세의 핵심 기능은 이미 형성된 자산 격차가 세대를 거쳐 고착되는 것을 완화하는 데 있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의 2024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순자산 상위 10%가 전체 순자산의 약 44%를 보유하고, 중위 가구의 순자산은 상위층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런 구조에서 30억원 초과분의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면 혜택은 대부분 대규모 부동산·주식·기업 지분을 물려받는 소수에게 집중된다. OECD는 상속·유산세가 소득세보다 회피 가능성이 있더라도 부의 집중을 완화하는 비교적 누진적인 수단이라고 평가한다. 공제와 가업승계 특례를 손보는 것은 필요하지만, 최고세율 인하는 자산 가격 상승으로 커진 세대 간 격차를 더 오래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측의 우려다.

    출처: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 2024·OECD 2021
  2. 2. 공공서비스를 뒷받침하는 세수가 줄어든다

    세수 규모가 전체 예산에서 압도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줄여도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세청 국세통계에서 상속세 결정세액은 최근 연간 8조원 안팎으로 나타나며, 총 국세수입 300조원대와 비교해도 약 2% 안팎의 재원이다. 초고액 상속 한두 건에 따라 연도별 수입이 흔들릴 수 있지만, 그 돈은 기초연금·보육·교육 같은 지출을 뒷받침하거나 다른 세목의 부담을 낮추는 데 쓰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세율 인하의 세수 효과를 계산할 때 공제 확대와 자산 가격 변동까지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고세율을 10%포인트 내리면 과세 대상 상속의 상위 구간에서 반복적인 세입 감소가 발생하므로, 재정 여력이 부족한 시기에 먼저 낮출 이유가 약하다는 논리다.

    출처: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2024·국회예산정책처 2024
  3. 3. 전면 감세보다 필요한 기업에만 지원해야 한다

    기업 승계의 어려움을 이유로 전체 최고세율을 낮추기보다, 실제 자금난이 있는 기업에만 납부 유예와 공제를 제공하는 편이 표적이 분명하다. 현행 가업상속공제는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최대 600억원까지 적용될 수 있고, 연부연납 특례도 있어 모든 상속인이 즉시 지분을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세율을 일괄 인하하면 현금과 부동산을 물려받는 초고액 자산가도 같은 혜택을 받는다. 삼성 상속 사례의 약 12조원 부담은 유동성 문제를 보여주지만, 한 기업집단의 특수 사례를 중소기업과 일반 가구 전체의 세율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OECD는 승계 지원을 하더라도 고용·투자 조건과 탈루 방지 장치를 붙인 선별 지원이 전면 감세보다 분배 왜곡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출처: 국세청 2024·OECD 2021·연합뉴스 2021

교차 반론

👍 찬성 → 👎 반대 반박

찬성 측은 「순자산 상위 10%가 약 44%」라는 통계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수치가 현행 50% 최고세율이 부의 집중을 효과적으로 줄였다는 증거는 아니다. 상속세 세수가 최근 8조원 안팎인데도 OECD 국가에서 상속세의 국내총생산 비중이 대체로 0.5% 미만인 것은 높은 명목세율이 좁은 과세 기반, 공제, 평가 차이와 함께 작동하기 때문이다. 최고세율을 낮추는 대신 유산취득세로 전환하고 증여 합산, 특수관계인 거래, 해외 이전을 강화하면 실제로 받은 큰 몫에는 과세를 유지하면서 작은 상속인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세대 격차라는 목적을 인정하더라도 50%라는 숫자만 지키는 방식이 최선이라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 반대 → 👍 찬성 반박

반대 측은 「상위 10%에 혜택 집중」과 「상속세는 8조원 재원」을 말하지만, 찬성 측의 유동성 논거를 단순히 부자 감세로 치환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답한다. 삼성 유산 약 12조원은 상장주식 중심 재산에 거액 세금이 발생한 실제 사례이며, 비상장 지분을 보유한 중견기업도 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에 즉시 팔 수 없다. 연부연납과 가업상속공제가 모든 기업에 충분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특히 공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영권 매각과 투자 축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세율을 40%로 낮추되 고용 유지 조건과 부당 증여 차단을 붙이면 공공 서비스 재원을 지키면서도 현금흐름 충격을 줄일 수 있으며, 세수 감소는 세원 확대 효과와 함께 검증해야 한다.

👍 찬성 →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국제 비교에서 미국 40%보다 한국 50%가 높다는 점이 투자 유인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찬성 측은 세율 하나만 낮추자는 것이 아니라 2024년 제안처럼 최고세율을 40%로 조정하는 동시에 자녀공제와 유산취득세, 회피 방지 규칙을 함께 재설계하자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 최대주주 주식의 할증평가와 복잡한 공제 요건이 겹치면 법을 지킬수록 승계 비용이 커지는 역설이 생긴다. 반대로 세율을 그대로 두고 예외만 늘리면 부유한 납세자에게만 절세 자문을 활용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그러므로 부의 집중 우려는 최고세율 고정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넓은 과세 기반과 투명한 사후 조건을 결합하는지가 실제 검증 대상이다.

핵심 쟁점

💡

최고세율을 낮춰 기업 승계를 돕는 것과 부의 대물림·세수 감소를 막는 것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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