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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6. 09. 18.

억만장자세, 도입해야 할까?

초고액자산가의 순자산에 세금을 매겨 불평등을 완화할지, 세수와 성장, 과세 실효성을 함께 따져본다.

배경

억만장자세는 법정 기준이 확정된 세목이 아니라, 일정 금액을 넘는 개인의 순자산에 매년 낮은 세율을 부과하자는 정책을 가리킨다. 기준을 달러 억만장자처럼 극소수로 한정할 수도 있고, 수십억 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로 넓힐 수도 있어 세율과 면세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한국에는 일반적인 순자산세가 없으며, 보유 단계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처분 단계의 양도소득세, 이전 단계의 상속·증여세가 자산별로 적용된다. 찬성론은 현행 제도가 주식·비상장기업·해외자산의 보유 증가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한다고 보고, 반대론은 여러 세목이 같은 자산을 둘러싸고 이미 작동한다고 본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 2024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가구 평균 순자산이 약 4억 원대이고 가계자산의 약 75%가 실물자산이라고 집계했지만, 평균값은 최상위층의 집중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OECD 2018에 따르면 개인 순자산세를 운용한 회원국은 1990년 12개국에서 2017년 4개국으로 줄었다. 행정비용과 자본이동으로 축소된 사례가 있는 반면 노르웨이·스위스·스페인은 제도를 유지한다. EU Tax Observatory 2024는 전 세계 억만장자에게 순자산 2%를 최저세로 적용하면 연간 2,000억~2,500억 달러를 거둘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이는 각국의 공조와 회피 방지를 전제로 한 정책 모형이다. 한국의 쟁점은 재분배와 재정 확보의 편익이 평가·징수 비용, 투자 위축, 국외 이전 위험보다 큰지에 달려 있다.

찬성 vs 반대

👍 찬성: 부의 집중을 완화하고 재정을 보강할 수 있는 이유

  1. 1. 상위 자산에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초고액 자산의 증가를 소득세만으로 따라가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UBS Billionaire Ambitions Report 2024는 세계 억만장자 부가 2015년 6.3조 달러에서 2024년 14조 달러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이 수치가 한국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 가격 상승과 상속으로 최상위 자산이 빠르게 누적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EU Tax Observatory 2024는 약 2,800명의 억만장자에게 순자산 2%를 적용하는 국제 공조가 이뤄지면 연간 2,000억~2,500억 달러의 잠재 세수가 생길 수 있다고 추산했다. OECD 2018도 자본소득과 상속·증여 과세가 누락되거나 회피될 때 순자산세가 누진성을 보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면세점을 매우 높이고 낮은 세율을 적용하면 일반 자산가가 아니라 자산 집중의 최상단에만 부담을 물릴 수 있다는 논리다.

    출처: UBS Billionaire Ambitions Report 2024; EU Tax Observatory 2024; OECD 2018
  2. 2. 고령화 시대의 지속적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한국은 고령화와 복지 수요 증가에 대응할 안정적인 재원을 찾아야 한다. 통계청 2024 장래인구추계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과세 대상 순자산을 정책 모형상 100조 원으로 산정하고 연 1%를 부과하면 행태 변화와 공제 전 기준으로 1조 원의 총세수가 나온다. 실제 세수는 자산 이전과 평가, 납부유예 때문에 달라지지만, 노동소득이나 소비에만 의존하지 않는 별도 재원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OECD 2024는 반복적인 재산 관련 세원이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하고 지방과 복지 서비스의 재원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찬성 측은 이 세수를 돌봄, 교육, 주거 지원처럼 세대 간 자산 격차를 줄이는 분야에 한정하면 조세의 정당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출처: 통계청 2024; OECD Revenue Statistics 2024
  3. 3. 국제 금융정보 교환으로 집행 기반을 만들 수 있다

    순자산세는 과거보다 해외 은닉자산을 추적할 수 있는 행정 환경이 나아졌다는 점도 찬성 근거가 된다. 노르웨이는 2024년 기준 순자산 170만 크로네 초과분에 지방세와 국세를 합쳐 대체로 1.0~1.1%의 순자산세를 부과하며, 스위스와 스페인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도를 유지한다. OECD 2024는 공통보고기준에 따라 100개가 넘는 관할권이 금융계좌 정보를 자동 교환했고, 2009년 이후 역외 조치와 자발적 신고를 통해 1,300억 유로가 넘는 추가 세수를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OECD 2018이 권고한 제3자 보고, 표준화된 자산 평가, 납부유예를 결합하면 모든 부자를 일률적으로 조사하는 방식보다 행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즉 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기보다 높은 면세점과 국제 공조를 전제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출처: 노르웨이 국세청 2024; OECD 2024; OECD 2018

👎 반대: 과세 실효성과 경제적 비용을 따져야 하는 이유

  1. 1. 비유동 자산의 평가와 납부가 어렵다

    한국 가계자산의 약 75%가 실물자산이라는 가계금융복지조사 2024 결과는 순자산세의 평가 문제를 보여준다. 억만장자가 비상장기업 지분이나 미술품, 토지처럼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년 가격을 정하고 세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가령 현금 수입이 거의 없는 1조 원 규모 비상장회사 지분에 1%를 부과하면 단순 계산상 연 100억 원을 납부해야 하며, 주식을 팔 경우 경영권이나 고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OECD 2018은 비상장주식, 신탁, 예술품의 가치 산정과 납부 유동성을 순자산세의 대표적인 행정 문제로 지적했다. 프랑스는 2018년 기존 부유세를 부동산 중심 세제로 바꿨고, 프랑스 경제재정부 2019 자료상 세수는 2017년 40억 유로대에서 2018년 약 13억 유로로 줄었다. 과세 범위를 줄인 정책이므로 단순 실패 비교는 어렵지만, 설계 변경에 따른 세수 불확실성은 분명하다.

    출처: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 2024; OECD 2018; 프랑스 경제재정부 2019
  2. 2. 투자와 기업가정신, 거주지 선택을 위축시킬 수 있다

    순자산세는 실제 소득이 발생했는지가 아니라 보유 자산의 평가액을 기준으로 하므로 주가나 기업가치가 오른 창업자에게 현금 부담을 줄 수 있다. 1조 원의 지분에 1%를 적용하면 연 100억 원의 세금이 생기고, 해당 기업의 주가가 다음 해 30% 하락해도 세금은 자동으로 같은 비율로 줄지 않는다. OECD 2018은 이런 구조가 저축과 생산적 투자, 기업의 장기 보유를 위축시키거나 납세자의 세법상 거주지와 자산 소재지 이전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는 2024년에도 1.0~1.1% 수준의 순자산세를 유지하지만, 부유층의 해외 이전이 세금 때문인지 기업 구조조정과 주거 선택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와 보도의 해석이 엇갈린다. 개방경제인 한국이 단독으로 높은 세율을 도입하면 국내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사이의 과세 차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 OECD 2018; 노르웨이 국세청 2024; 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24
  3. 3. 예상 세수보다 징수 비용과 회피가 클 수 있다

    OECD Revenue Statistics 2024에 따르면 OECD 국가에서 순자산에 대한 반복적 세금은 전체 세수에서 평균 약 0.2% 수준에 그친다. 이 평균에는 순자산세를 부과하지 않는 나라가 포함되므로 국가별 성과를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국제적으로 세수의 주축이 되기 어려웠다는 사실은 보여준다. EU Tax Observatory 2024의 연간 2,000억~2,500억 달러 추정도 모든 억만장자가 신고하고 각국이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정책 모형이지 실제 징수액이 아니다. OECD 2018은 자본소득세, 상속·증여세, 부동산 과세를 정교하게 만들면 같은 재분배 목표를 더 적은 평가 비용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과세표준을 넓히려다 상위 중산층까지 포함하면 정치적 반발이 커지고, 반대로 억만장자만 대상으로 좁히면 회피와 소송 비용이 세수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수 있다.

    출처: OECD Revenue Statistics 2024; OECD 2018; EU Tax Observatory 2024

교차 반론

👍 찬성 → 👎 반대 반박

반대 측이 지적한 비상장주식 평가와 납부 유동성 문제는 실제 쟁점이지만, 그것이 순자산세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프랑스의 2017년 40억 유로대 세수가 2018년 약 13억 유로로 감소한 사례는 기존 부유세를 부동산 중심 세제로 축소한 결과이므로, 동일한 세목의 징수 실패로 단정할 수 없다. 한국은 달러 억만장자처럼 매우 높은 면세점을 두고, 독립 평가기관과 금융기관의 자료를 활용하며, 사업용 비상장주식에는 매각 대신 분할납부나 납부유예를 허용할 수 있다. OECD 2018이 제시한 표준화된 평가와 제3자 보고를 함께 적용하면 행정 위험을 낮추면서 재분배 기능을 남길 수 있다.

👎 반대 → 👍 찬성 반박

찬성 측은 UBS 2024의 세계 억만장자 부가 2015년 6.3조 달러에서 2024년 14조 달러로 증가했다는 수치와 EU Tax Observatory 2024의 연간 2,000억~2,500억 달러 추정을 제시하지만, 두 수치 모두 한국에서 실제 걷을 수 있는 세수는 아니다. 세계 자산 증가에는 국가별 주가와 환율, 기업가치 변동이 섞여 있고, 2% 추정은 약 2,800명이 모든 국가에서 같은 방식으로 신고하고 자산을 국외로 옮기지 않는다는 가정을 둔다. 특히 순자산에 매년 세금을 매기면 미실현 이익에 현금 부담이 생겨 자산 매각이나 법인·거주지 이전을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잠재 세수를 곧바로 재정 계획에 반영하기보다 회피 비용과 국내 과세표준의 실제 규모를 먼저 검증해야 한다.

👍 찬성 →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OECD 2024에서 순자산 관련 반복세의 OECD 평균이 전체 세수의 약 0.2%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지만, 이 평균은 해당 세목을 아예 두지 않는 국가까지 포함한 값이어서 고액자산가 대상의 제한적 제도 효과를 반증하지 않는다. 노르웨이의 2024년 1.0~1.1% 세율은 자본 이동 위험이 있어도 순자산세와 기업 활동이 반드시 공존할 수 없다는 주장을 약화시킨다. 또한 OECD 2024가 보고한 100개 이상 관할권의 금융정보 자동 교환과 누적 1,300억 유로 이상의 추가 세수는 은닉계좌 탐지 기반이 과거보다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높은 면세점, 낮은 세율, 국제 공조, 사업자 납부유예를 결합하면 성장 비용을 제한하면서 과세 공백을 줄일 수 있다.

핵심 쟁점

💡

한국의 행정 역량과 국제 공조를 고려할 때, 초고액 자산의 재분배 효과가 과세 회피와 성장 비용을 넘어설 만큼 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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