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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6. 08. 07.

영광굴비 지리적표시제, 도입해야 할까?

전국 각지 원료로 만드는 영광굴비, 브랜드 보호 위한 지리적표시제 등록이 소비자 신뢰를 지킬지 지역 갈등을 부를지 논쟁이 뜨겁다

배경

영광굴비는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 앞바다 칠산어장에서 잡힌 참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굴비로,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천년 전통의 지역 브랜드다. 한 조사에서 소비자 인지도가 93.3%에 달해 타지역 굴비(1.6~3.3%)를 압도하지만, 실제 참조기 어획량은 남획과 수온 변화로 수십 년째 줄어 현재 유통되는 굴비의 상당수는 추자도, 제주, 서해 각지에서 잡힌 국내산 참조기를 영광에서 가공한 제품이다. 영광군은 이 브랜드 가치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2021년 지리적표시(GI) 등록을 시도했으나 당시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이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원료'를 요건으로 삼아 좌절됐다. 2023년 법 개정으로 국내산 참조기를 영광 고유의 전통 염장·건조 방식으로 가공하면 등록이 가능하도록 요건이 완화되면서, 영광군은 지식재산처(옛 특허청)를 통해 등록을 재추진하고 있다. 연매출 약 2000억원 규모로 지역경제의 핵심 축인 굴비 산업을 둘러싸고, 브랜드 보호의 필요성과 원료 실질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다룰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찬성 vs 반대

👍 찬성: 브랜드 보호와 소비자 신뢰를 위해 도입해야 한다

  1. 1. 가공지 기준 완화로 등록 요건이 충족됐다

    2023년 개정된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은 지리적표시 등록 요건을 원료 원산지에서 가공지 중심으로 완화했다. 국내산 참조기를 사용하면서 영광 특유의 염장·건조 공정을 거친 제품이라면 등록이 가능해져, 2021년 시도를 좌절시켰던 제도적 걸림돌이 사실상 해소됐다. 법성포 특유의 서해 계절풍과 염장 비율, 숙성 기간은 다른 지역이 그대로 재현하기 어려운 지리적·기후적 요소로, 지역 고유성이라는 지리적표시의 핵심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이 영광군과 업계의 판단이다. 제도적 문턱이 낮아진 지금이 브랜드를 법적으로 확정할 적기라는 주장이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개정안 2023
  2. 2. 2000억원 규모 지역경제와 가공업체를 보호해야 한다

    영광군에 따르면 굴비 산업의 연매출은 약 2000억원에 달하며 지역 내 수백 개 가공업체와 유통상인의 생업이 걸려 있다. 그런데 여수, 제주, 목포 등 타지역에서도 '굴비'라는 명칭을 앞세운 제품이 유통되며 소비자 혼동을 일으키고, 영광 업체들은 정작 자신들이 쌓아온 브랜드 가치의 무임승차를 막을 법적 수단이 없는 상태다. 지리적표시 등록은 명칭 사용을 영광 지역 등록 업체로 제한해 유사품 유통을 차단하며, 프랑스 샴페인이나 이탈리아 파르마 햄처럼 지역 브랜드의 시장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효과가 이미 검증된 제도라는 것이 찬성 측 논거다.

    출처: 영광군청 굴비산업 실태조사 2026
  3. 3. 93%대 인지도에도 불구한 원산지 불신을 제도로 해소할 수 있다

    한 지역 조사에 따르면 영광굴비의 소비자 인지도는 93.3%로 압도적이지만, 실제 구매처는 영광산 68%, 여수·제주·목포산이 합쳐 32%에 달했다. 굴비를 사지 않는 이유로는 원산지와 유통과정에 대한 불신이 23.6%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 높은 인지도가 실제 신뢰나 구매로 온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리적표시 등록은 원료 이력 관리와 표시 의무를 법제화해 소비자가 진짜 영광산과 유사품을 구분할 수 있게 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의 신뢰도와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찬성 측 주장이다.

    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소비자 인식조사

👎 반대: 원료 실질과 어긋난 명칭 독점은 신중해야 한다

  1. 1. 정작 영광 앞바다산 참조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칠산어장 참조기 어획량은 남획과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탓에 수십 년째 감소해, 현재 유통되는 '영광굴비'의 원료 참조기는 대부분 추자도, 제주, 서해 각지에서 잡힌 국내산이며 일부는 수입 원료가 섞여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리적표시제의 본래 취지는 그 지역 고유의 자연환경에서 나는 원료와 방식이 결합된 산물을 보호하는 것인데, 원료 산지가 사실상 전국구인 상태에서 '영광'이라는 지명을 독점 등록하면 제도 취지와 실제 생산 구조 사이의 괴리가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 영광신문 굴비산업 실태 보도 2026
  2. 2. 타 지역 굴비 상인과 영세 가공업체의 생존권이 걸려 있다

    여수, 제주, 목포 등지에서도 수십 년간 굴비를 가공·판매해온 상인과 업체가 존재하며, 이들은 '영광'이라는 지명이 붙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어종과 공정으로 굴비를 만들어왔다. 지리적표시 등록으로 '영광굴비' 명칭 사용이 영광 지역 등록 업체로 제한되면, 타지역 소규모 상인들은 수십 년 쌓아온 상호나 상품명을 바꾸거나 소송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지역 간 산업 갈등과 영세업자 피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등록을 서두르면 오히려 산업 전체의 반발과 분쟁 비용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 전국수산물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의견서
  3. 3. 이력 관리·심사 비용이 영세 가공업체에 전가될 수 있다

    지리적표시 등록 이후에는 원료 구매증빙, 가공 공정 기록, 정기 품질심사 등 관리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 비용과 행정 부담은 대형 가공업체보다 영세한 소규모 업체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다른 지리적표시 품목에서도 등록 이후 소규모 생산자가 심사 기준을 맞추지 못해 이탈하거나 등록 명칭 사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브랜드 보호라는 목적이 오히려 영광 지역 내 영세업체의 구조조정과 산업 집중을 가속화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지리적표시제 평가보고서

교차 반론

👍 찬성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참조기 원산지가 전국구라 지리적표시 취지에 안 맞는다고 하지만, 2023년 개정법은 바로 이 현실을 반영해 원료 원산지가 아닌 가공지와 전통 공정을 등록 기준으로 삼도록 바꿨다. 프랑스 코냑이나 스코틀랜드 위스키도 원료인 포도나 보리의 산지보다 증류·숙성이 이뤄지는 지역의 전통 공정을 핵심 요건으로 삼아 지리적표시를 인정받은 선례가 있다. 원료 조달처가 넓어졌다고 해서 영광 고유의 염장·건조 기술과 기후 조건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므로, 개정된 법 기준에서는 등록의 정당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찬성 측 반박이다.

👎 반대 👍 찬성 반박

찬성 측은 지리적표시가 유사품 유통을 막고 브랜드 가치를 지킨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소비자가 굴비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원산지 불신(23.6%)이 아니라 비싼 가격(59.4%)이다. 등록 이후 이력관리와 심사 비용이 가격에 얹히면 오히려 가격 저항이 더 커져 소비 위축을 가속화할 수 있다. 또한 여수·제주·목포산 굴비를 배제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자동으로 영광산으로 옮겨간다는 보장도 없어, 브랜드 보호 효과가 반대 측이 우려하는 지역 갈등 비용을 상쇄할 만큼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반박이다.

👍 찬성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이력 관리 비용이 영세업체에 전가된다고 우려하지만, 영광군은 지리적표시 등록과 함께 원료 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과 가공업체 지원 예산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다른 지역 GI 품목에서도 지자체 보조로 초기 부담을 완화한 선례가 있다. 오히려 등록 없이 방치하면 유사품 난립으로 가격 경쟁이 격화돼 영세업체가 먼저 도태되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 제도 도입 자체보다 지원책 설계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등록을 미루기보다 병행 설계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찬성 측 반박이다.

핵심 쟁점

💡

영광굴비 지리적표시제는 브랜드 신뢰를 지킬 제도적 보호막인가, 원료 실질과 어긋난 명칭 독점에 불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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