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내신 절대평가 전면 전환, 도입해야 할까?
수능과 내신을 상대평가에서 전면 절대평가로 바꾸자는 논쟁, 경쟁 완화냐 변별력 붕괴냐를 두고 팽팽하게 맞선다.
배경
찬성 vs 반대
👍 찬성: 상대평가의 과잉경쟁을 끝내고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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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로섬 경쟁을 완화해 사교육 부담을 줄인다
상대평가는 옆자리 친구의 점수가 내 등급을 결정하는 제로섬 구조여서 학생들을 협력이 아닌 무한 경쟁으로 내몬다. 통계청·교육부 초중고 사교육비조사에 따르면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0조원대 후반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중 상당 부분이 등급 경쟁에서 한 문제라도 더 맞히기 위한 문제풀이·선행학습에 쓰인다. 절대평가는 정해진 성취기준만 넘으면 누구나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어, 한계효용이 낮은 극한 경쟁 학습을 줄이고 학생들이 실질적 학력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교육 현장의 오랜 요구다.
출처: 통계청·교육부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2024 -
2. 고교학점제의 진로선택과목 취지와 정합성을 갖춘다
2025년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는 학생 개개인이 진로에 맞춰 과목을 골라 듣는 제도인데, 소수 인원이 선택하는 과목에 상대평가를 적용하면 같은 실력이라도 어떤 과목을 골랐는지에 따라 등급이 요동친다. 실제로 진로·융합선택과목은 이미 석차 없는 성취평가제(절대평가)만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공통과목까지 절대평가로 확대해야 제도 전체의 논리적 일관성이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육부 스스로도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평가 체계를 절대평가 중심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여러 차례 인용해 왔다.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 -
3. 해외 주요국은 이미 절대·기준참조평가를 채택하고 있다
OECD 주요국의 대입 평가는 절대평가 또는 기준참조평가가 주류다. 핀란드는 대입자격시험(매트릭 시험)에서 정해진 채점 기준에 따라 절대평가로 점수를 매기고, 독일 아비투어와 프랑스 바칼로레아 역시 특정 석차 비율을 강제하지 않는 절대평가형 채점 체계를 운영한다. 미국 역시 SAT·AP 점수와 고교 GPA를 정성적으로 종합 평가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만 여전히 촘촘한 9등급·석차 상대평가에 매달리는 것은 국제적 흐름과 어긋나며, 절대평가 전환은 국제 표준에 가까워지는 선택이라는 것이 찬성 측 주장이다.
출처: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4
👎 반대: 변별력 붕괴와 성적 부풀리기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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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적 인플레이션으로 변별력이 무력화된다
이미 절대평가로 전환된 수능 영어 사례가 경고 신호다.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후 최상위권 수험생이 몰리는 상위권 대학 정시 전형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대학들이 영어 성적을 사실상 감점 요소로만 활용하거나 반영 비중을 축소하는 일이 반복됐다. 국어·수학·탐구까지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상위권 변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결국 대학들은 정성평가를 명목으로 별도의 대학별고사·구술면접을 확대해 사교육을 다른 통로로 옮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측 우려다.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영어 절대평가 영향 분석 2019 -
2. 학교 간 채점 기준 편차로 형평성 문제가 커진다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제)는 문항 난이도와 채점 기준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특목고·자사고 등 상위권 학생이 몰린 학교와 일반고 사이에 성취도 산출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진로·융합선택과목에서 성취도 A 비율이 학교별로 크게 벌어지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여러 시도교육청 자료에서 확인됐다.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이런 학교 간 신뢰도 격차가 국어·수학 등 핵심 과목까지 번져 대학이 내신 성적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크다.
출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고교학점제 평가 실태조사 -
3. 결국 대학별 자체 시험 부담이 학생에게 전가된다
대학은 우수 학생을 선발해야 할 유인이 있는 한 변별 수단을 반드시 확보하려 한다. 절대평가로 수능·내신의 변별력이 약해지면 대학들이 논술고사, 심층면접, 자체 적성고사 등을 부활·확대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논술 특강 학원이 성행했던 2000년대 중후반 입시 상황의 재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국가 단위 시험의 변별력을 낮추는 개혁이 사교육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불투명하고 관리 어려운 대학별 전형으로 경쟁을 이전시킬 뿐이라는 것이 반대 측의 핵심 논리다.
출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전형 분석보고서
교차 반론
변별력 상실 우려는 절대평가를 느슨한 채점과 동일시하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국가 단위로 명확한 성취기준과 표준화된 채점 기준을 공개하고 외부 감사를 병행하면, 핀란드처럼 절대평가로도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변별이 가능하다. 오히려 현재의 상대평가가 한두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과도한 미세 변별에 집착해 온 것이 문제이며, 대입 전형 자체를 정성평가 중심으로 함께 개편하면 시험 하나로 모든 것을 가르는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절대평가가 사교육을 줄인다는 근거는 약하다. 이미 절대평가인 수능 영어와 한국사에서도 만점을 노린 고강도 문제풀이 사교육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1등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이 학생들을 더 촘촘한 오답 관리 학원으로 몰아넣었다는 현장 보고가 있다. 사교육비 증가의 근본 원인은 대학 서열화와 좋은 일자리 경쟁이지 평가 방식 자체가 아니며, 평가 체계만 바꾸는 것은 원인을 놔둔 채 증상만 다른 곳으로 옮기는 처방이 될 수 있다.
대학별고사 부활 우려는 제도 설계로 충분히 통제 가능한 위험이다. 교육부가 대학별고사의 범위와 유형을 사교육 유발 여부에 따라 사전 심사·제한하는 현행 규제를 절대평가 전환과 동시에 강화하면 된다. 오히려 절대평가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애초에 지향했던 과정 중심 평가를 상대평가의 등수 압박 없이 온전히 구현할 기회이며, 대학이 서열화된 한 줄 등급이 아니라 학생의 실제 성취와 성장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핵심 쟁점
결국 핵심 쟁점은 절대평가 전환이 경쟁 완화로 이어질지, 변별력 상실과 성적 부풀리기로 새 불신을 낳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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