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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2026. 08. 26.

초중고 교과서 한자병기, 도입해야 할까?

국어·사회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자는 방안을 둘러싸고 학습효율과 한글전용 원칙이 충돌하고 있다

배경

한자병기는 초중고 국어·사회 교과서에 한글 어휘 옆에 괄호로 한자를 함께 표기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논쟁은 2014년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본격화됐다. 당시 한글학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국어기본법의 한글전용 원칙을 근거로 강하게 반발했고,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등 한자교육 단체들은 어휘력 저하를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맞섰다. 논쟁 끝에 교육부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계획을 사실상 보류했으나,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일부 한자병기가 유지되고 있다.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어 어휘의 절반 이상이 한자어에서 유래했으며, 특히 학술·법률·행정 용어일수록 한자어 비중이 높아진다. 반면 한글전용 정책은 1948년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 제정 이래 70년 넘게 이어져 온 원칙으로, 실질적 변경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문해력 저하 논란과 맞물려 한자병기 재도입 요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찬성 vs 반대

👍 찬성: 어휘 이해력과 학습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해야 한다

  1. 1. 어휘력과 문해력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

    국립국어원의 2020년 어휘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학생의 약 30%가 교과서에 등장하는 한자어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자어를 한글로만 표기하면 '유상'과 '무상', '수신'과 '발신'처럼 발음은 비슷하나 뜻이 전혀 다른 단어를 혼동하기 쉽다. 한자를 병기하면 학생이 글자의 조합 원리를 통해 뜻을 유추할 수 있어, 사교육 없이도 어휘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한자교육단체들의 주장이다. 실제 한자병기를 시행 중인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개념어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자체 평가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출처: 국립국어원 어휘력 실태조사 2020
  2. 2. 학술·전문 용어 이해에 필수적이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사회·과학 개념어 대부분은 한자어로 구성돼 있다. 예컨대 '증발'과 '증기', '입헌'과 '입법' 같은 용어는 한자 뜻을 모르면 암기에만 의존하게 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9년 보고서는 학생들이 교과 개념어를 암기 위주로 학습해 응용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한자 병기가 개념 간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공계 진학 시 접하게 되는 전문 용어 대부분이 한자어이거나 한자어에서 파생된 조어이기 때문에, 조기에 한자 어원을 익히는 것이 이후 학습 부담을 줄인다는 주장이다.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보고서 2019
  3. 3. 한자문화권 국가로서 동아시아 교류 경쟁력을 높인다

    한국은 중국, 일본, 대만 등과 함께 한자문화권에 속하며, 이들 국가와의 경제·문화 교류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이며, 한자에 대한 기초 소양은 이러한 교류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는 초중고 시기에 기초 한자를 익히면 성인이 되어 별도로 한자를 배우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과 대만이 자국어 교과서에 한자를 상용해 학생들의 한자 활용 능력이 한국보다 높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된다.

    출처: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 2023

👎 반대: 사교육 부담과 한글전용 원칙을 훼손하므로 도입해서는 안 된다

  1. 1. 한글전용 원칙과 문자 정책의 근간을 훼손한다

    1948년 제정된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 이래, 한국은 공문서와 교과서에서 한글전용을 원칙으로 삼아왔으며 현행 국어기본법 제3조도 이를 명시하고 있다. 한글학회는 한자병기가 사실상 한자 상용화의 첫 단계이며,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취지, 즉 백성 누구나 쉽게 글을 읽고 쓰게 한다는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4년 교육부의 한자병기 방침 발표 당시 한글단체 다수가 연대해 반대 성명을 냈고, 관련 기관에 문제 제기가 이뤄진 바 있다. 문자 정책의 근간을 바꾸는 사안인 만큼 폭넓은 사회적 합의 없이 교육과정 개정만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출처: 한글학회 성명 2014
  2. 2. 사교육비 부담과 교육격차를 심화시킨다

    한자병기가 도입되면 한자 학습을 위한 학원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통계청의 2022년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사교육비 총액은 약 11조원에 달하며, 새로운 평가 요소가 추가될 때마다 관련 사교육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한자병기가 도입되면 한자 학원에 다닐 여력이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간 학력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한자능력검정시험 응시생 상당수가 사교육을 통해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출처: 통계청 사교육비조사 2022
  3. 3. 학습 부담만 늘리고 실효성은 검증되지 않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미 과중한 교과 학습량에 한자까지 추가하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가중된다고 주장한다. 한자 병기 여부와 어휘력 향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한 국내 실증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태이며, 오히려 문맥과 다독을 통한 어휘 습득이 더 효과적이라는 국어교육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다. 과거 한자병기를 시범 시행했던 일부 학교의 사례에서도 단기간에 뚜렷한 학업성취도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출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자료 2021

교차 반론

👍 찬성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사교육비 급증을 우려하지만, 이는 한자병기 자체보다 입시 연계 여부에 달린 문제다. 한자병기를 수행평가나 입시에 직접 반영하지 않고 어휘 이해를 돕는 참고 표기로만 활용하면 별도의 학원 수요를 유발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이미 부분적으로 한자가 병기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초등학교 사교육비 조사에서 확인된 것과 같은 별도의 한자병기 학원 시장이 형성됐다는 통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한자 뜻을 몰라 개념어를 암기에만 의존하는 현재 방식이 국어·사회 과목 사교육 수요를 키우고 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 반대 👍 찬성 반박

찬성 측은 국립국어원의 2020년 어휘력 실태조사를 근거로 한자병기가 어휘력을 높인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조사는 학생들의 한자어 이해도 부족을 보여줄 뿐 한자병기가 그 해결책이라는 인과관계까지 입증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수의 국어교육 연구는 어휘력 저하의 원인을 독서량 감소와 짧은 텍스트 위주의 디지털 매체 이용에서 찾고 있으며, 한자 표기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로 본다. 과거 한자병기 시범학교 사례에서 학업성취도 개선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한자병기만으로 문해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 찬성 👎 반대 반박

반대 측은 한글전용 원칙과 세종대왕의 창제 취지를 근거로 들지만, 한자병기는 한글을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한글 옆에 참고용으로 한자를 덧붙이자는 것이어서 한글전용 원칙과 배치되지 않는다. 실제로 현행 국어기본법도 필요한 경우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이미 이런 방식이 부분적으로 쓰이고 있다. 한글학회가 우려하는 한자 상용화와 학습 보조 수단으로서의 병기는 실질적으로 다른 층위의 정책이며, 이를 동일시하는 것은 논점을 지나치게 확대한 것이라는 반박이 가능하다.

핵심 쟁점

💡

학습 효율성과 한글전용 원칙 중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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