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예비시험 제도, 로스쿨과 병행 도입해야 할까
로스쿨 학비 부담과 진입장벽 논란 속, 시험만으로 변호사가 되는 예비시험 제도를 병행 도입하자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배경
찬성 vs 반대
👍 찬성: 예비시험을 병행 도입해야 하는 이유
-
1. 경제적 진입장벽 해소
로스쿨 3년 과정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합쳐 평균 1억원 안팎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저소득층 청년이 법조인이 되는 길을 사실상 차단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로스쿨 재학생 중 저소득 가구 출신 비율이 도입 초기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친다는 국정감사 자료가 여러 차례 제시된 바 있다. 일본은 2011년부터 로스쿨과 별도로 예비시험 제도를 운영해 경제적 여건과 무관하게 시험 합격만으로 사법시험 수험자격을 주고 있으며, 예비시험 합격자의 사법시험 합격률이 로스쿨 출신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나는 등 학비 부담 없이도 우수 인재를 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출처: 국회입법조사처 2023 -
2. 직역 다양성과 실질적 기회균등
로스쿨 체제는 학부 성적, 공인영어시험, 자기소개서 등 서류전형 비중이 커서 만학도나 비전형적 이력을 가진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분석이 있다. 예비시험은 필기시험 성적만으로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에 나이, 학벌, 경제력과 무관하게 법률 지식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 배출 통로가 사실상 일원화되면서 특정 대학 출신 편중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하며, 예비시험이 이런 쏠림을 완화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출처: 대한변호사협회 정책연구원 2024 -
3. 해외 비교법적 선례 존재
로스쿨 제도의 원조 격인 미국조차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로스쿨을 거치지 않고 법률사무소 실무수습만으로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리딩 더 로(Reading the Law)'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역시 로스쿨 도입 이후에도 예비시험 병행 체제를 유지하며 두 통로를 경쟁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법학전문대학원 단일 체제가 세계적으로도 절대적 표준이 아니며, 복수의 진입 경로를 두는 것이 제도적으로 충분히 검토 가능한 대안임을 보여준다는 것이 찬성 측의 논거다.
출처: 법무부 법조인력정책 연구용역보고서 2022
👎 반대: 예비시험 병행이 부적절한 이유
-
1. 로스쿨 도입 취지 훼손
2009년 로스쿨 체제 전환의 핵심 목적은 암기 위주의 단답형 사법시험 경쟁을 실무·인권·직업윤리 교육을 포함한 3년제 전문 교육으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예비시험을 병행하면 결국 학생들이 학비가 저렴하고 기간이 짧은 시험 통로로 몰리면서 로스쿨 교육 자체가 형해화될 위험이 크다고 본다. 일본에서도 예비시험 합격자 수가 매년 늘면서 명문 로스쿨조차 지원자 감소를 겪었고, 결과적으로 로스쿨이 '예비시험 준비가 안 되는 사람이 가는 곳'으로 인식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연구가 있다.
출처: 한국법학교수회 법학교육연구 2023 -
2. 변호사시험 응시자 과잉과 질 관리 어려움
현재도 변호사시험 응시생 대비 합격률이 50%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예비시험까지 병행되면 응시자 수가 급증해 법조인 공급 과잉과 합격률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다. 법무부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정원 관리 방식으로 통제해왔는데, 예비시험이라는 별도 유입 경로가 생기면 이 관리 체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일본에서도 예비시험 합격자 수 급증에 따라 사법시험 최종 합격률이 하락하는 현상이 보고된 바 있어, 유사한 구조적 문제가 한국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법무부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2024 -
3. 실무·인성 교육 검증 공백
로스쿨은 법률 지식뿐 아니라 리걸클리닉, 모의재판, 법조윤리 등 실무 역량과 직업윤리를 3년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갖추고 있다. 반면 필기시험 위주의 예비시험은 이런 실무 역량과 인성을 검증할 장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변호사협회 자체 설문에서도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실무 적응력이 과거 사법시험 출신보다 높다고 평가하는 응답이 다수였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 필기시험 단일 통로 확대가 법조인 자질 관리에 공백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출처: 한국법조인력연구원 실태조사 2023
교차 반론
반대 측은 예비시험이 로스쿨 교육 취지를 훼손한다고 하지만, 예비시험 합격자도 변호사시험 자체는 로스쿨 출신과 동일한 시험으로 치러야 하므로 법률 지식 수준은 동등하게 검증된다. 실무·인성 교육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일본처럼 예비시험 합격 후 일정 기간의 실무수습을 의무화하는 절충안으로 충분히 보완 가능하며, 실제로 일본 사법연수소 제도가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찬성 측이 인용한 일본 사례는 예비시험 합격자의 사법시험 합격률이 높다는 점만 강조하지만, 이는 예비시험 자체가 로스쿨 3년 과정보다 훨씬 어려운 극소수 정예 관문이기 때문이지 경제적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실제 일본 예비시험 합격률은 3~4%대에 불과해 오히려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극소수만 통과하는 또 다른 형태의 불평등한 관문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있으며, 저소득층 접근성 개선이라는 취지와 실제 결과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합격자 과잉과 질 관리 어려움을 이유로 반대하지만, 이는 예비시험 도입 여부가 아니라 변호사시험 전체 정원 관리의 문제로 로스쿨 정원 조정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안이다. 오히려 진입 경로를 하나로 묶어두는 현재 구조가 특정 계층에만 유리한 독점적 진입로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정원을 유지한 채 두 통로를 병행하며 총량만 관리하면 질 저하 없이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찬성 측 입장이다.
핵심 쟁점
법조인 양성의 형평성과 로스쿨 교육의 질, 두 가치 중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
관련 토론
비동의간음죄 도입, 필요할까?
현행 형법은 폭행·협박이 있어야 처벌하지만, 동의 여부만으로 처벌하자는 비동의간음죄 도입 논쟁이 뜨겁다.
강제퇴거 외국인에게 기내식 제공, 도입해야 할까
강제퇴거 항공편에서 피송환 외국인에게 기내식을 의무 제공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인도적 처우와 예산 논쟁
의료기관 당연지정제, 폐지해야 할까?
모든 병원이 건강보험 환자 진료를 의무적으로 떠맡는 당연지정제, 선택적 계약제로 바꿔야 할까
당신의 생각은?
리액션
공유
뉴스레터
매일 아침, 오늘의 논쟁을 받아보세요.